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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줄박이의 하소연

한계(閑溪) 2013. 1. 31. 16:01

 



♧곤줄박이의 하소연 ♧


복[福]도 참 더럽게도 없지.

그 옛날부터 우리네는 버림을 받았다네.

사람들이 금수[禽獸]의 세계에다

" 저 곤줄박이 새는 삶아 먹어도, 구워 먹어도,

날로 먹어도, 맛이 아주 못쓰겠더라!"

이렇게 공개적으로 선언을 하고 말았다.

이러니 염세[厭世]에 빠진 곤줄박이가

구렁이가 다니는 길목에 앉아 있어도

거들떠보지도 않고, 소외를 당한다네.

이것저것 몽땅 다 못쓰는 것은 아니기에

그나마 위안을 받고는 하지.

그것이 무엇인가 하니.....

게으른 샤먼[巫俗人]의 밥벌이 역할을 한다네.

"새 점"이라고 들어봤나?

곤줄박이가 새 점을 보는 일만은

그나마 독과점으로 운영을 한다네.

우리가 물어다 주는 종이쪽지를 바라보며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노라면

어쩐지 한심하기가 짝이 없다네.

우리야 모이 값을 하느라

훈련 받은 데로 한 장씩만 부리로 물어다 주면되지.

그다지 힘든 노동은 아니기에

그럭저럭 한 세월을 보내지.

생명이 있는 그 누구에게나

고단한 슬픔이야 있게 마련이지.

그러니, 곤줄박이 하소연이라 하여

새삼스레 돋보일 까닭이야 없겠지


ꁑ너와집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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