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 시 : 돌샘/이길옥 -
빈 뜰에 돌아와
젖 불은 아낙의 모습으로 피는
수줍은 미소가
한낮 토담 밑에 싱그럽다.
혼미한 아지랑이 숲이
바람에 흔들리고
가녀린 잎사귀로
내려와 닿은 햇볕 속을
원색의 붓이 지난다.
마냥 부끄러운 얼굴 밑으로
타는 마음을 숨긴 채
봄을 노래하다 간
어느 소녀의 기원.
그 불후不朽의 마음에서
화신花神으로 피는
네 그 수줍은 얼굴에
한낮 햇볕이 눈을 못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