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대를 떠올리며
분명 내가보았던 상고대는 아니다. 학창시절의 끝자락 친구들과의 지리산 세석평전에서 보았던 안개구름 능선바람타고 고사목 가지에 달라붙던 하이얀 결정의 빙꽃의 환희
어느듯 꼬질한 삶의 화한 딛고 유순한 웃음마져 잊어저가는 중년 속으로 삯이느라 상년된 실헌 한 올 한 올 실처럼 삶의 나목에 생을 더하여 간다. 분명 하이얀 결정의 상고대는 아닌
적층된 상념의 고리 끊으면 혹한의 겨울 모난 성격이 뭉그러짐일까? 거친 밑동에 갖갖으로 붙은 푸른 가짓닢 외투처럼 입혀진 하얀 털옷은 눈이 큰 소녀 일기처럼 다감한데
바람에 실린 상념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는 속마음 뭉텅이로 떨어져 날리면서 햇살 보듬어 보석처럼 반짝인다
나이 든 겨울의 누그러진 모습일까 버럭버럭 내뱉던 삭풍에 실린 온기 햇살의 품안에서 스르르 회한에 젖는 눈물이 된 겨울 이야기
분명 내가보았던 상고대는 아니다 온통 하이얀눈 뒤집어쓴 올겨울의 마지막 눈꽃산행 문뜩 그때 보았던 상고대의 환히로움을 이곳 태백산 눈산행에서 느껴본다 2012년 2월 26일 태백산 산행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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