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구려 때 의통 보운선사는 어떤 손님이든지 오면 상좌에게
"내 고향에서 오신 손님이니 잘 대접하라."고 하여 극진히 대접하였다.
그런데 상좌가 하루는 스님께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다 고향사람이라고 하니 의심이 생겨
그 다음부터 오는 객들에게
"스님과 같은 고향에 사시는가요?" 하고 확인을 했다.
이에, 객들은 하나같이 아니라면서
그 스님은 이 절에 처음 뵙는 분이라고 하였다.
상좌들은 바로 스님께 달려갔다.
그리고 따지면서
"스님! 앞으로는 저희들에게 진짜로 고향에서 온 손님과
그렇지 않은 손님을 확실하게 구별해주십시오."라고
간곡히 요청을 했다.
그러자, 스님은 빙그레 웃으시면서
"너희들이 다 모르는 소리를 하는구나.
우리는 누구나 다 한 고향 사람이니,
설령 육안으로야 보이지 않지만
우리들이 이 세상에 올 때는 똑 같은 곳에서 왔고
또한, 우리가 조만간 돌아갈 곳도 역시 육안으로 볼 수 없는
똑 같은 세계로 돌아가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온 곳이 같고 가는 곳이 같거늘
어찌 한 고향사람이 아니란 말이냐!" 고 하시었다.
이에, 상좌들은 서로 할 말을 잃고 얼굴만 마주 쳐다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있었다고 한다.
- 옮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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