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짧은글 긴여운

우리는 모두 한 고향 사람

한계(閑溪) 2012. 4. 12. 08:35

 

 

고구려 때 의통 보운선사는 어떤 손님이든지 오면 상좌에게 "내 고향에서 오신 손님이니 잘 대접하라."고 하여 극진히 대접하였다. 그런데 상좌가 하루는 스님께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다 고향사람이라고 하니 의심이 생겨 그 다음부터 오는 객들에게 "스님과 같은 고향에 사시는가요?" 하고 확인을 했다. 이에, 객들은 하나같이 아니라면서 그 스님은 이 절에 처음 뵙는 분이라고 하였다. 상좌들은 바로 스님께 달려갔다. 그리고 따지면서 "스님! 앞으로는 저희들에게 진짜로 고향에서 온 손님과 그렇지 않은 손님을 확실하게 구별해주십시오."라고 간곡히 요청을 했다. 그러자, 스님은 빙그레 웃으시면서 "너희들이 다 모르는 소리를 하는구나. 우리는 누구나 다 한 고향 사람이니, 설령 육안으로야 보이지 않지만 우리들이 이 세상에 올 때는 똑 같은 곳에서 왔고 또한, 우리가 조만간 돌아갈 곳도 역시 육안으로 볼 수 없는 똑 같은 세계로 돌아가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온 곳이 같고 가는 곳이 같거늘 어찌 한 고향사람이 아니란 말이냐!" 고 하시었다. 이에, 상좌들은 서로 할 말을 잃고 얼굴만 마주 쳐다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있었다고 한다. - 옮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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